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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4 파킨슨병 간병일기파킨슨병 간병일기 2024. 9. 25. 16:59반응형
드디어 어머님이 요양원 가기로 합의했다
추석지내러 부산내려갔다가 온 다음날 힘들어서 못일어나는 어머님을 도우며 어머님한테 요양원 가는게 어떻겠냐고 처음으로 내가 물었다 처음부터 가겠다고 할 것을 기대하진 않았고 앞으로 계속 좀 말을 해 볼 참이었다 남편한테 맡겨서 될일이 아닌 것 같아 내가 말을 꺼냈는데..
그런데 어머님이 바로 그러겠다고 대답하는게 아니겟는가..
순간 나도 뻥쪄서 할말이 없었는데 어머님은 이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 태연하게 그러겠다고 하니 약간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옛날에 주간보호센터라도 좀 다니시라고 해도 나는 그런데 안간다며 너무나도 완고하게 나오셨는데 그러다가 며느리 혼자 감당이 안되는걸 알았는지 주간보호센터에 다니기 시작한지 3개월만에 저렇게 순순히 요양원 가겟다고 한 것이다
주간보호센터가 좋은 영향을 준 것도 있는 것 같았다
너무나 거부하던 곳을 막상 가보니 꼭 그런 것 만도 아니라고 느껴셨는지 주간보호센터 연장선이라고 프로그램 다하고 집에 안오고 그냥 거기서 잠까지 자는곳이 요양원이라고 하니 인정하는 눈치였다
그날 새벽에 남편이 출근하기전에 어머님과 어떤 실랑이가 있었는지 뭔가 시끌시끌해서 잠결에 뭔가 일이 있었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머님이 그래서 바로 승낙을 하셨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남편한테 전화를 걸어 이사실을 말했다
이로인해 남편은 나한테 별로 감정이 안좋다
그동안 나한테 미안해하고 고마워한 감정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그동안의 나의 고됨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나한테 원망만 남아있는 듯하다
그래도 남편은 나한테 차마 엄마 요양원에 못보낸다는 말을 못했다 곧 아이가 수능을 치면 난 더 이상 어머님 못모신다고 계속 말해왔던 터였으니까
남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어머님 요양원 가시는거에 동의는 했지만, 그날 회사에서 돌아와서는 울고 불고 하며 깡소주 2병반을 혼자서 다먹고 온갖 진상짓을 다하고 그다음날 회사까지 안갔다
그러고는 회사 좀만 더 다니다가 회사 관두고 어머님 데리고 부산가서 자기가 모신다고 했다
참 내가 할말이 없었다 너한테는 어머님말고 처자식은 아예 안중에도 없구나..
남편나이 50대초반 꼰대가 따로없다는 생각을 했다 요양원에 대한 인식이 어머님보다 남편이 더 안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머님이 죽으러 가는것도 아닌데 뭐가 저리 슬프고 괴로운지.. 나한테 막말도 퍼부었다
그럼 그동안의 나는 뭔가.. 내가 힘들다고 한 것은...
역시 생각했던대로다 그동안의 고마워하는 마음은 어머님때매 어쩔수없이 한 가식적인 행동인 것 같다 이제 어머님 요양원 가시면 본색을 드러내겠지..
우리 아빠도 요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럼 우리아빠 요양원 갈때는 왜 아무런 말과 행동을 안했는지.. 우리아빠는 가도 되고 어머님은 가면 안되는 거니?
우리아빠는 아프신 이후 엄마가 케어하던 와중에 힘이없는 엄마가 덩치큰 아빠를 케어하는게 힘들어서 아빠 아프시고 얼마안되서 거의 바로 요양원으로 가셨다
그런데 나는 지금 어머님을 4년이나 모시고 살았는데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못할 것 같아서 보내자고 한 것이 그렇게 못마땅한것인지 모르겠다
우리아빠가 요양원에 안가셨다면 모를까 남편의 행동이 너무 서운했다
내가 강제로 보낸것도 아니고 어머님이 동의해서 가신다고 한 것을 그럼 그냥 못이기는척 받아들여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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